본업 있는 빌더란 회사 일을 하면서 동시에 사이드 프로젝트도 직접 만들고 운영하는 사람이에요. 저는 그 모드로 몇 년째 살고 있고, 지금은 사이드 프로젝트 2개를 동시에 굴리고 있어요 — 코인 자동매매 봇과 주식 자동 분석 웹앱이에요.
가장 자주 받는 질문은 “시간이 절대 부족할 텐데 어떻게 굴리나요?”예요. 이 글이 그 질문에 대한 제 실제 답변이에요. 평일 저녁 2시간, 주말에 3시간 정도면 두 프로젝트 다 충분히 굴러가요.
• 한 주 168시간을 본업·사이드·수면·생활로 나누는 실제 비율
• "지금 이거 할까 말까" 판단할 때 쓰는 3가지 기준
• 자동화가 대체하는 것과 절대 대체 못 하는 것의 경계
왜 한 번에 하나에 집중하지 않나요?
결론부터 말하면 분산이 오히려 지속 가능성을 만들어주기 때문이에요. 하나에 몰빵하면 단기 속도는 확실히 빠르지만, 1년 단위로 보면 다른 이야기가 돼요.
제가 느낀 이유는 세 가지예요. 첫째, 자동화된 프로젝트는 유지비가 거의 0에 가까워요. 코인 자동매매 봇은 AWS Lightsail에서 24시간 알아서 돌고, 주식 분석 웹앱은 장 마감 후 알아서 스캔을 돌려요. 한 번 세팅만 끝내면 매일 손대지 않아도 살아 있어요. 이런 프로젝트 여러 개를 나란히 두는 건 부담이 선형으로 늘어나지 않아요.
둘째, 하나가 막혀도 나머지가 동력이 돼요. 자동매매 봇이 연속 손실로 4연패를 달릴 땐 정말 끄고 싶었어요. 그때 주식 분석 웹앱 쪽 진도가 좋으니까 그쪽을 만지면서 버틸 수 있었고, 결국 봇도 원래 전략대로 첫 수익이 났어요. 분산된 프로젝트가 서로 멘탈 버퍼가 돼줘요.
셋째, 한 프로젝트에서 배운 걸 다른 프로젝트에 바로 적용할 수 있어요. 자동매매 봇의 안정성 개선 경험(예외 처리, 재시도 로직, 상태 알림)이 주식 분석 웹앱의 에러 처리 설계에 그대로 녹았어요. 따로 굴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서로 연결돼 있어요.
다만 “왜 이 프로젝트인가”는 매주 스스로 점검해야 해요. 분산은 방향성 없는 분산이 되는 순간 그냥 산만함으로 바뀌어요.
Weekly Time Budget — 본업 40h · 사이드 15h · 수면 49h · 가족·생활·휴식 64h
"평일 저녁 2시간 + 주말 3시간" — 실제 시간 구조
한 주 168시간 중에 제 사이드 프로젝트에 들어가는 시간은 약 15시간이에요. 전체의 9% 정도예요. 생각보다 적다고 느끼실 수 있어요.
구체적으로는 이렇게 나눠요. 본업이 약 40시간, 수면이 약 49시간(하루 7시간), 가족·생활·식사·이동 같은 기본 활동이 약 64시간. 사이드 프로젝트 15시간은 평일 저녁 2시간 × 5일 + 주말 2~3시간 블록으로 쪼개져요.
처음부터 이 구조였던 건 아니에요. 처음엔 주말마다 10시간씩 몰아서 했어요. “평일엔 본업으로 지치니까 주말에 몰아 하면 된다”는 생각이었죠. 3개월 갔어요. 3개월 지나니까 번아웃이 왔고, 프로젝트 하나가 조용히 멈췄어요. 주말에 쉬지 못하니까 월요일 본업 퍼포먼스도 떨어지기 시작했고요.
지금 루틴은 평일 저녁 2시간을 반드시 지키는 대신, 주말엔 2~3시간만 쓰는 거예요. 평일 블록은 “어제 돌린 자동매매 결과 확인”, “주식 시그널 복기”, “이번 주 수정 항목 하나 끝내기” 같은 작은 단위로 쪼개요. 주말 블록은 진짜 손을 대야 하는 작업 하나에 집중해요 — 전략 변경, 리팩토링, 새 지표 반영 같은 것.
하루 2시간이 별것 아닌 것 같지만, 1년이면 730시간이에요. 일주일 몰아서 40시간 한 뒤 2주 공백보다 훨씬 많이 쌓여요.
"지금 이거 할까 말까" — 의사결정 프레임
사이드 프로젝트를 여러 개 굴리는 빌더에게 가장 큰 낭비는 “지금 할 필요가 없는 일”에 시간을 쓰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모든 작업을 3가지로 나눠요. 반복 유지, 전략 결정, 미뤄도 되는 것.
반복 유지는 매일 혹은 매주 해야 하는 작업이에요. 자동매매 봇 알림 확인, 주식 시그널 복기, 대시보드 상태 체크 같은 것. 이건 10~30분 단위로 쪼개서 평일 저녁에 소화해요. 쌓이면 안 되니까 미루지 않아요.
전략 결정은 프로젝트 방향을 바꾸는 작업이에요. 자동매매 전략 변경, 새 지표 추가, 종목 스크리닝 조건 재정비 같은 것. 이건 주말 블록에서 집중해서 해요. 한 번에 하나씩만 결정해요.
미뤄도 되는 것은 “있으면 좋은데 지금 없어도 프로젝트가 내일 돌아가는” 작업이에요. 대시보드 꾸미기, 사소한 기능 추가, 도구 교체 같은 것. 이건 쌓아두고, 시간이 남을 때만 손대요. 안 해도 프로젝트는 굴러가니까요.
실전 예시로, 최근에 “자동매매 봇 대시보드 더 예쁘게 만들자”와 “매매 알림 누락 버그 수정” 둘이 겹쳤어요. 전자는 “미뤄도 되는 것”, 후자는 “반복 유지가 무너지는 이슈”였어요. 고민 없이 버그 수정을 먼저 했고, 대시보드는 3주 뒤 주말에 손댔어요. 3주 뒤에도 프로젝트는 잘 굴러가고 있었어요.
자동화가 대체하는 것과 대체 못 하는 것
원칙은 간단해요. 반복은 전부 자동화, 판단은 전부 내가. 이 경계만 지키면 프로젝트가 여러 개여도 한 사람에게 무너지지 않아요.
자동화로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코인 자동매매 봇의 실제 매매 실행, 주식 분석 웹앱의 종목 스캔과 시그널 추적, 결과 기록과 알림 전송 같은 반복 작업이에요. 매일 같은 일을 같은 규칙으로 반복하는 건 기계가 훨씬 잘해요. 운영자가 개입할 필요가 없어요.
자동화로 대체할 수 없는 것은 전략 변경 판단, 실패 원인 분석, 우선순위 결정이에요. 자동매매 봇이 4연패 하고 있을 때 “끌까 말까”의 결정은 제가 해야 해요. 봇이 대신 판단하지 않아요. 주식 분석 웹앱이 새 지표를 반영할지, 어떤 종목군을 스크리닝에서 빼야 할지도 제가 결정해요. 여기에 자동화를 밀어 넣으면 프로젝트가 내 것이 아닌 게 돼요.
자동매매 봇의 안정성 개선 경험을 한 번 정리한 적이 있는데, 그 경험들을 모아둔 코인 자동매매 봇 프로젝트 허브에서 더 자세히 볼 수 있어요. 판단을 어디까지 자동화에 넘기고 어디서부터 내가 쥐어야 하는지 감이 잡혀요.
자주 묻는 질문
💡 사이드 프로젝트를 오래 굴리며 배운 것
본업 있는 빌더로 여러 해 살면서 가장 크게 바뀐 건 “지속 가능성이 결국 이긴다”는 태도예요. 처음엔 속도가 전부인 줄 알았어요. 주말마다 10시간씩 몰아서 해서 3개월 만에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그다음 달에 또 다른 프로토타입을 만들려고 했어요. 그러다 번아웃이 왔고, 만든 것들이 하나둘 조용히 멈췄어요.
지금은 반대예요. 저는 사이드 프로젝트에 하루 1~2시간을 1년 동안 지키는 쪽을 선택했어요. 진도는 느린 것 같지만, 1년이 지난 지금 두 프로젝트가 다 살아있고, 블로그에는 실제 운영 기록이 쌓이고 있어요. 처음 6개월은 “이게 너무 느리지 않나” 싶었는데, 그 걱정을 넘기고 나니 오히려 더 많이 쌓였어요.
또 하나 배운 건, 사이드 프로젝트는 “내가 매일 쓰는 것”부터 만들라는 거예요. 제가 만든 주식 분석 웹앱은 제가 실제로 투자할 때 쓰고, 자동매매 봇은 제 돈으로 돌려요. 사용자가 저 하나뿐이어도 매일 쓰이니까 개선 동력이 끊기지 않아요. “남이 쓸 것 같아서 만든다”로 시작한 프로젝트는 대체로 먼저 멈췄어요.
같은 상황에 계신 분이 있다면, 한 가지만 제안 드리고 싶어요. “1년 뒤에도 이걸 하고 있을 수 있을까?”를 먼저 물어보고 시작하세요. 이 질문 하나가 수많은 잘못된 시작을 막아줘요.